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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s/Books

도서 : 봉제인형 살인사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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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연, 추리 소설이라 할 수 있는 것일까?

 

여섯 명의 희상자, 하나로 꿰매진 몸통!

추리소설이나 스릴러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절로 눈이 가게 되는 자극적인 제목과 문구라 생각 됩니다. 

이미 살인사건이 6건이나 일어났고, 그것을 얼마나 유기적으로 엮었을지, 과연 이렇게 사무친 원한과 그 추리 과정을 어떻게 될지 기대가 많이 되었습니다. 

 

과연, 자극적인 내용과 신선한 캐릭터로 인해, 초반 이야기와 중반까지 이어지는 이야기 전개는 쉴새 없는 긴장감을 느낄 수 있습니다. 새로운 등장인물이 이야기를 더 복잡하게 구성하고, 각 인물들의 관계 및 과거 설정까지 얽히면서 후반부의 해결책이나 인과관계에 대해 더욱 호기심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이 많은 밑밥을 어떻게 연결하려 하지 하는 의구심마저 들게 되었네요. 

 

하지만, 책을 다 읽고난 지금은 이 책이 왜 그리 유명하고, 서평 또한 그리 호평 일색인지 의문이기만 합니다. 분명 새로운 세계관과 인물을 형성하고, 미스테리한 사건을 지속적으로 흥미진진하게 이끌어나간 것은 대단합니다. 또한 최종 범인과의 연계성이랄지, 각 살인 사건에 대한 해소되지 않은 의구심, 약간은 허망한 범죄자 물색 방법, 황당한 범죄의 전말 등, 납득하기 어려운 결론이 아쉽기만 합니다. 

 

 

<스포일러 주의>


어린 소녀만을 골라 살해한 방화범 나기브 칼리드가 재판을 받지만, 결정적인 단서가 없는 관계로 배심원들은 무죄를 판결하고, 그의 범죄를 확신하고 체포한 경찰 울프는 법정에서 바로 나기브를 무차별적으로 폭행 합니다. 아수라장이 된 법정에서 사람들은 혼란에 빠지고, 폭행당한 방화범 나기브의 생사는 확인되지 않으며, 주요 인물이 될듯한 여인을 언급하며 4년의 시간이 흐릅니다. 

 

울프라 불리던 형사는 과거 사건으로 인해, 정신병동에 입원하고, 이혼당했으며, 그 사이 나기브는 또다른 살인 방화로 체포되고 수감 됩니다. 어지러웠던 초반 상황이 폐허만 남긴채 정리되는 듯 싶은 순간, 6개의 다른 신체가 인형처럼 봉합된 시체가 발견됩니다. 또한 전 와이프, 안드레아를 통해 전달된 살인 예고 명단과 날짜의 마지막에는 울프의 이름이 적혀 있습니다. 

 

과연, 이미 살해된 시체의 단서를 추적함과 동시에 예고된 살인을 막고, 범인을 추적할 수 있을 것인지? 과연 마지막 명단에 있던 울프는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인지? 

 

상당히 자극적인 소재와 극박한 현장감을 주는 도입부로 순식간에 이야기에 몰입하게 됩니다. 이미 많은 살인 사건이 발생했고, 살인 사건 예고까지 되어 있으니 풀어나갈 이야기 또한 상당히 많습니다. 주인공을 감정 조절을 못한 열혈 경찰로 설정하며, 수많은 원한 관계가 엃혀 있지 않을까 하는 짐작도 하게 됩니다. 과거의 일로 인해 왠지 껄끄러운 주변 인물들과 함께, 뭔가 숨기는 듯한 울프, 그로 인해 생겨나는 오해, 각각의 실리를 위해 마구 오히려 범인을 자극하는 듯한 다양한 사건들. 

 

다양한 요소들이 왠지 추리소설을 구성하는 요소들, 누가 범인이며 어떻게 범죄를 저질렀고 그 이유는 무엇인지 (whodunit / howdunit / whydunit)에 대한 내용들을 나열하는 것 같습니다. 추리소설로 유명한 작가가 추천사를 남겼다기에 추리 소설이겠구나 하면서 책을 읽었습니다.

https://namu.wiki/w/%EC%B6%94%EB%A6%AC%20%EC%86%8C%EC%84%A4

 

하지만 이 책의 장점은, 이야기에 대한 몰입도만으로 요약되는 것 같습니다. 

 

쉴새없이 몰아치는 예고 살인과 함께 이전 살인 사건의 추적, 그리고 각 인물들이 얽힌 과거 회상 등 이야기게 지속적으로 호기심을 일으키지만, 정작 그 타래를 푸는 결론은 허무하기만 합니다. 범인의 정체가 단지 울프의 원한으로 탄생했다기엔 그 살인의 잔혹함이 설명되지 않고, 이미 진행된 살인 사건을 어떻게 진행했는지에 대한 설명은 전혀 언급되지 않습니다. 

 

실시간으로 진행되는 예고살인 조차 그 방법이 잔혹하고 치밀하지만, 과연 범인이 언제 어떻게 이런 범죄를 저질렀는지에 대한 설명은 너무 빈약합니다. 단지 관할 부서의 형사가 6명의 희생자 중 1명이었고, 그의 컴퓨터로 지속적인 경찰 상황을 보면서 대응했다기에는 너무 억지스러움이 강요되는 듯 합니다. 마치 수많은 단서들을 나열하고 하나도 사용하지 않은 듯한 찝찝한 뒷 맛을 남겼습니다. 

 

작가는 사건의 치밀성이나 연계성 보다는, 좀 더 이데올로기적 주제를 생각한 듯 합니다. 소설 도입부의 문장과 마지막 문장을 두고 이야기를 구성한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말해 봐, 네가 악마라면 나는 뭐가 되지?"로 시작해서, 

'양의 탈을 쓴 늑대를.'이란 문장으로 소설이 끝납니다. 

 

결국, 배심원이 철저히 결정적 단서만으로 판단하는 판결과 열혈 형사의 정황적인 단서로 행하는 무차별 폭행을 두고, 정의란 무엇이며 과연 누가 옳다 할 수 있는 것인지 제기하는 듯 합니다. 본인의 원한으로 인해 범죄가 잉태되고, 그를 추적하며 범인을 과격하게 제압한 형사 울프는 과연 정의일지 아니면 범죄일지 화두를 던집니다. 

 

홈즈를 좋아하는 고전 추리소설 팬으로서 새로운 캐릭터의 등장이나 신기한 추리 방식을 기대했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이 소설은 추리소설이라기 보다는 빠른 진행 속도와 잔혹한 범죄 등이 얽혀있는 미스테리 소설 쪽에 가깝지 않나 생각하게 됩니다. 굳이 구분이 의미가 없겠지만, 각각의 범죄에 대한 상세 설명이나 동기, 방법 등에 대해 개운한 해설이 없다 보니 허망했고, 혹시 저와 비슷한 기대감으로 책을 보시는 분들은 실망하실 수도 있지 않을까 생각 합니다. 

 

책을 뒤늦게 읽고 내용을 작성하다 보니, 이 소설의 후속작 "꼭두각시 살인사건"이 발매되었다고 확인 했습니다. 

이전작의 캐릭터가 등장하고, 유사 범죄가 일어나는 이야기로 다양한 후기들이 재미있다고 평하고 있지만, 저는 궁금하지도 않고 왠지 선뜻 읽고 싶은 마음이 생기지 않네요. 판단은 각자의 선택에 따르는 것이 옳을듯 합니다. 

 

 

 

봉제인형 살인사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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