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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s/Books

도서: 돌이킬 수 없는 약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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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일본 소설을 읽어보진 못했지만...(그 유명한 하루키 소설도 안읽어봄....) 추리 소설은 워낙 좋아하는 터라, 추리 소설은 고민 없이 펼쳐보는 편입니다. 여러 추리 소설을 읽었지만, 신혼 여행 시, 리조트의 도서관에서 발견해서 하루만에 밤새 읽어 버렸던 '용의자 X의 헌신'이 유일하게 기억에 남습니다. 워낙 흥미 진진한 소설이기도 했고, 해외의 고급 리조트의 훌륭한 풍광 속에서 읽어서 그런 것 같기도 합니다. '돌이킬 수 없는 약속'을 펼치면서, '용의자 X의 헌신'의 기억을 다시 되살리고 싶었나 봅니다. 여지껏 '용의자 X의 헌신'이 제 마음속 일본 소설 1위이기에 더 재미있는 이야기를 기대했는지도 모릅니다. 

 

유사한 문화 속에서 느껴지는 동질감

 

영미 소설과 일본 소설의 가장 큰 차이점은 문화의 차이라고 생각 합니다. 

영미 소설의 범죄 원인이나, 범죄자의 분노 등은 이해하기 힘든 요소이거나 약간은 다른 세계의 이야기인듯한 경우가 꽤 있었습니다. 하지만 일본 소설 경우, 비슷한 생활 환경, 범죄와 그 분노에 대한 유사한 감정선, 주변인들의 반응 및 결말에 대한 죄책감이나 처벌 내역 등 우리나라와 상당히 비슷한 경우가 많기에 소설이 더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지는 듯 합니다. 

 

주인공 무카이 사토시는 바텐더로서 매일 열심히 살아가고 있습니다. 업무 환경인 바에서 손님을 접대하고, 직원 및 동료와의 관계 및 각 인물의 배경 소개, 그리고 가족관계 등을 소개하면서 이야기가 시작 됩니다. 평화롭다 생각되던 일상의 어느 날, 정체모를 편지가 도착합니다. "그들은 교도소에서 나왔습니다"

 

이 편지와 함께 사토시의 숨겨진 과거, 그를 괴롭히는 죄책감, 일상이 무너지면서 생겨나는 주변인들과의 갈등, 그리고 누군가에게 감시당하는 듯한 긴장감이 지속 됩니다. 

 


 

 

 

 

 

스포일러 주의

 

 

 

 

 

 

 

 

불량했었던 사토시의 과거와 함께 사카모토 노부코라는 노인을 만난 이야기가 바로 소개 됩니다. 본인 얼굴 흉터로 주변인에 분노를 표출하고, 그로 인해 야쿠자를 피해 숨어 다니던 중 노부코라는 노인이 본인의 딸에 대한 복수를 조건으로 거액의 거래를 제안 합니다. 노부코의 딸을 살해한 범인이 징역을 살고 나오면 살인을 해달라는 조건 입니다. 막다른 상황에 몰린 사토시는 시한부 인생의 노부코의 제안을 수락하고, 얼굴 수술을 한 후 새로운 인생을 살고 있었던 것입니다. 

 

사토시는 노부코가 죽고 나면 15년 후의 약속이야 저버릴 수 생각이었을 겁니다. 아무리 거액의 돈을 받았고 약속을 했다 할지라도, 살인을 약속하고 그를 실행한다는 것은 불가능 할거라 생각하게 됩니다. 차라리 돈을 돌려주고 없던 일로 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겠지 싶습니다. 애초에 그런 약속을 하지 않는 것이 더 맞는 것이지만, 이제는 이미 이 소설에서 사토시가 어떻게 이 정황을 해쳐나갈지 궁금해 집니다. 

 

 

지속되는 긴장감, 조금은 지루하기도. 

 

소설을 다 읽은 후에는, 사토시의 과거를 한 번에 소개하지 않고 부분적으로 소개 했으면 어땠을까 생각 했습니다. 초입부의 과거 소개 이후, 중반부는 이미 사망한 노부코의 행적과 함께 편지가 어디서 어떻게 왔는지를 추적하는 행적이 소개 됩니다. 새로운 인물 소개, 주변인들과의 갈등 변화, 주인공의 고통 심화 등으로 미스테리한 긴장감을 그나마 잘 유지하지만, 큰 위기감 고조 없이 이야기가 진행 됩니다. 결국 도대체 누가 편지를 보낸 건지 답답한 마음이 지속되어 중후반부 이야기는 약간 지루함도 있었던듯 합니다. 

 

실제 범인과 연락을 하고, 그 범인의 추적을 속여가며 여전히 범인을 찾아나선다는 구조도 어찌보면 너무 자주 사용된 소재인듯 합니다. 다시 험한 인물들과 마주치며 상처를 입고, 과거 행적을 뒤쫓으며 스스로를 망가뜨리는 모습은 왠지 1시간 30분짜리 영화에서 재미있게 표현될 수 있겠다 생각되었습니다. 

 

결국 딸이 납치 당하고, 범인과 함께 사건의 전말이 드러납니다. 벗어나려했던 과거는 복잡하게 얽혀 여전히 현재를 옭죄고 있는 형태로 나타나며, 작가는 그 충격을 전하려 했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소개된 인물이 많지 않았고, 사토시가 과거에 저지를 범죄가 많았기에 원한을 가진 주변인 중 한 사람이 범인일거라 추측하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사토시를 향한 분노의 크기가 오히려 더 이해가 되고, 그로 인해 오히려 사토시의 과거를 모르는 가족들이 연루되는 모습이 안타깝긴 했습니다. 

 

 

흔한 갈등 구조 및 허망한 갈등 해소

 

하지만, 마지막 결말은 좀 허망했습니다. 결국 사토시 또한 결정적인 범인이 아니었고 그 과거 또한 오해로 인해 벌어진 일이었단 이야기가 마지막에서야 소개 되었습니다. 얼굴 및 신분을 바꾸고 마치 개과천선 한 듯 삶은 살아온 사토시의 범죄가 철없던 시절 우연히 벌어진 사건처럼 묘사되어 좀 맥이 빠졌습니다. 그래서 사토시가 그리 큰 죄책감이 있었던 것이 아니었던 것일까 하는 생각도 하게 됬지만, 본인이 정당하다 생각 한다면 그렇게까지 괴로워할 필요가 있었을까? 아니, 과연 그렇게까지 숨기며 살아야 했을까? 

 

결국 사토시의 의혹은 또 다른 주변인의 등장으로 해소됩니다. 범인이 사토시에게 본인의 오래된 분노를 해소하는 형태가 아닌, 모든 인물들이 갈등을 해소하는 형태로 끝이 납니다. 아무리 주변인들이 이상을 느꼈다 할지라도, 갈등의 핵심 인물들이 결정적인 순간에 한 장소에 모여 모든 갈등을 해소한다는 것은 좀 허무했습니다. (마치 영화의 마지막 극적 장면을 연출한 듯...) 그리고 가족조차 그 사항을 이해하고 받아들인다는 것은 한국과 일본의 다른 문화상이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영미 소설과는 다르게 동질감을 느끼고 있었음에도 말이죠...)

 


 

흥미로운 소재, 궁금증을 일으키는 과거와 현재의 관계, 그리고 현재의 미스테리 등을 잘 엮은 소설이라 생각 합니다. 피해자 가족의 슬픔, 불합리한 재판 결과에 승복할 수 없는 분노에 대한 감정 또한 훌륭한 소재였습니다. 결말은 다소 아쉽지만, 그래도 가볍게(너무 잔인하거나, 심각하진 않다고 생각되기에...) 읽을 소설로 추천 드립니다. 

 

 

돌이킬 수 없는 약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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