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이 웹툰을 알게 된 건, 고태호 작가의 최신작 '펀치드렁커드'를 본 것이 계기였습니다.
'펀지드렁커드'를 보면서, 이 웹툰이 심상치 않음을 느끼고, 이야기의 연속성을 위해 나중에 보려고 아껴두면서 작가의 이전작인 '당신의 과녁'을 찾아 봤습니다.
심상치 않은 제목과 도입부. 빠른 전개의 스토리로 순식간에 이야기에 몰입 되었고, 꼬박 밤을 새서 다 읽게 된 또 다른 스릴러, 복수극 (또 복수극 웹툰이네요...), 드라마의 웹툰 입니다.
가끔, 뉴스에도 나왔던 무죄임에도 오랜 복역 이후 나온 소재이며, 그 이후 실제 억울하게 복역한 주인공이 어떤 선택을 하는지에 대한 이야기 입니다. 네이버 웹툰에서 아래와 같이 소개하고 있습니다.
모든 것을 잃어버린 17년. 그래도 아직... 살아있다. 나를 살인자라 손가락질한 당신들은... 무죄입니까?
https://comic.naver.com/webtoon/list?titleId=738194
(스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잠깐 산책을 나간듯한 주인공, 최엽은 행복한 순간을 감사하며 혼술을 하러 갔다가, 순식간에 연쇄살인범으로 체포됩니다. 그리고 이어지는 이야기는, 범인이 아무런 추적을 받지 않은채, 아무런 처벌도 받지 않은 채 자연사를 합니다. 이 모든 정황을 알고 있는 독자들은 주인공과 함께 억울한 느낌의 이야기를 같이 겪게 됩니다. 둥글둥글한 그림체에서 따뜻한 이야기가 전개될 것 같던 예상을 비웃듯, 이야기는 1화부터 극단을 향해 치닫습니다.
17년이란 세월을 넘나드는 이야기는, 엄청난 속도감과 개연성을 바탕으로 지루할 틈을 주지 않습니다. 이야기 초반부터 남아있는 자들의 이야기가 나오는 부분에서 그려지는 17년 전 인물의 비교샷은, 이야기의 무게감을 더하면서 세월의 흐름을 단적으로 나타내고 있습니다.
각 캐릭터들의 감정들이 다양한 방법으로 표현되고 있는 것 또한 매력 입니다.
손, 발, 뒷모습, 눈동자 등을 클로즈업 해서 말없이 대꾸하는 듯 모습을 보인다던지, 피가 눈으로 흘러가는 장면이 마치 반대로 피눈물을 흘리는 듯한 장면도 인상 깊습니다. 특히 안구의 색을 검게, 혹은 빛이 반사되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마치 감정이 변하는 것을 명암으로 표현한 듯한 장면이나, 얼굴 전면을 극단적인 검은색으로 표현해 주변인이 놀래는 것으로 감정의 격함을 표현한 것이 대단하다 생각 되었습니다. 특히 복수를 계획하면서 입가만 드문드문 흰색으로 웃는 모습은 소름이 끼칠 정도였습니다.
이 웹툰의 강점은, 무엇보다 피해자의 입장을 그 주변인을 통해 감정의 변화를 그려낸 부분이라 생각 합니다. 무죄 아들을 변호하느라 노쇠해져가고, 길거리에서 쓰러지 어머니, 아버지의 깨진 안경알, 이전 여친과의 만남, 여동생의 어려움 등. 특히나 친구들 하나하나 변한 모습을 보게 되는 것을 통해, 과연 나는 내 친구가 연쇄살인범으로 판결을 받는다면, 어떻게 행동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까지 하게 되었습니다. 그만큼 감정적으로 자극을 많이 준 듯 합니다.
복수를 계획하면서, 주변인들의 관계를 점검하고 진행하는 과정에서 다양한 일들이 발생 합니다. 중반 쯤 이야기가 계획이 주변인들에게 알려지게 되고, 약간은 긴장감이 풀어지는 것이 있는데, 이 또한 작가가 주인공의 감정이 느슨해지는 것과 같은 것을 노렸다면, 정말 너무 치밀한 구성이 아닐까 생각 했습니다. 아무리 단호한 결심이라도, 복수를 위해 죄없는 사람에게 똑같은 행위를 한다는 것에 대해 다시금 생각하게 하는 부분이었습니다.
이 느슨한 부분에서 약간의 개그 요소도 나오게 되는데, 이 부분은 좀 아쉬웠습니다. 의도적으로 긴장감을 낮추기 위한 것일 수도 있지만, 아무래도 개그의 방향이 몰입도를 방해하는 듯한 느낌이었습니다. 물론 후반의 사건으로 인해 긴장감이 다시 고조 되지만, 개그가 웹툰의 이야기 성향과 안맞는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상대적으로 다른 웹툰인 '아버지의 복수는 끝이 없어라'는 개그 요소가 참 잘 어울린 웹툰이라 생각 합니다.)
2021.08.16 - [Reviews/Comics Webtoons] - 웹툰 : 아버지의 복수는 끝이 없어라
그리고 극단적인 결론 이야기도, 조금은 아쉬웠던 것 같습니다. 그 전까지는 꽤나 이야기가 현실적이다 여겼지만, 범죄가 중복적으로 일어난다는 설정이 아무래도 좀 과한 것 아니었나 생각 합니다.
그래도 마지막은 행복이 오나 싶은데, 주인공이 독자를 쳐다보는 장면으로 종료가 됩니다.
마치 당신은 얼마나 깨끗하게 살고 있냐고 묻는 듯 합니다.
전반적으로, 상당히 몰입도가 높은, 복수극, 드라마 입니다. 전반적으로 초반 그림체나 다양한 캐릭터의 회상이 에피소드로 엮인 것이, 강풀의 웹툰 스타일과 비슷하단 생각을 했습니다.
여유 있을 때 한 번에 몰아보시길 추천 합니다~ 강추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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