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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 : 오빠가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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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하 소설 - 오빠가 돌아왔다

'살인자의 기억법'을 통해 알게된 김영하 작가의 책을 골랐습니다. 한강의 '소년이 온다'처럼, 극도의 긴장감이 지속되는 소설일지 걱정했는데, 다양한 소재의 단편 이야기여서 오히려 신선하게 다가 왔습니다. 


다양한 이야기이지만, 시작은 최소한의 인물로부터 정황이 확장되는 형식을 띠고 있습니다. 첫 단편인 '오빠가 돌아왔다'는 한 가족의 소녀인 주인공의 시점으로, 이름 소개도 없이 물흐르듯 집안의 변화와 각 인물들의 배경이 재미있게 펼쳐집니다. 시체나 살인 등의 소재가 나오는 책들을 읽다가 보게되는 약간의 다툼이 있는 가정의 모습은 평화롭기까지 느껴집니다. 

 

단편마다, 대화 내용을 인용 따옴표 없이 산문형으로 썼다가 또 가끔 따옴표로 나오는데, 그에 따라 소설의 분위기나 흐름이 다르게 느껴지는 것이 참 신기합니다. 따옴표 없이 쓰는 건 두 대화가 쭉 연결되듯 이야기가 속도감있게 전개되고, 따옴표가 있는 장면은 그 인물의 말투나 어조를 통해 더 몰입하게 되는 듯 합니다. 하지만, 이러나 저러나 누가 어떤 말을 하는 주체인지 헷갈리는 경우가 나오는 건 비슷한거 같습니다.

 

여러 단편을 읽다 보니, 김영하 작가의 글은 쉬우면서도 맛깔나게 쓴다는 생각이 듭니다. 새로운 장면과 전혀 다른 듯한 캐릭터, 변경된 화자 등 전혀 각개의 소설임에도 불구하고 정황이 잘 이해되며 장면이나 대화가 자연스럽게 연상 됩니다. 평범한 아침을 묘사하고 있지만, 무언가 불안한 상황이 일어나는 듯한 느낌 또한 감정이입이 잘 된 듯 합니다. 

 

다양한 이야기 중, 보물선과 작전 주식의 이야기는 너무 재미 있었습니다. 보물선이라는, 듣기에는 황당할 듯한 이 단어는 주식 시장에서 나타나는 현상을 한 단어로 압축한 듯한 찰떡같은 비유로 묘사 됩니다. 신념을 지킨 사람은 도망가 되고, 공모를 꾸민 사람은 철면피 부자가 된다는, 어쩌면 평범한 영화 소재인듯 하지만 너무 재미 있었습니다. 그 사이에서 개안하는 주인공의 시점이 서늘하게 다가 옵니다. 

 

 크리스마스 캐롤은 인용구 없이 감정이 몰아치는 듯한 이야기였습니다. 서로의 감정과 생각이 마구 뒤섞여 혼란한 주인공의 심정을 여실히 보여주는 듯 합니다. 각자의 입장에서 서로의 마음을 해석하는 것은 언제나 신선합니다. 작가의 능력과 묘사에 따라 얼마나 많은 감정을 느낄 수 있느냐가 이슈이겠지요. 


 

전반적으로 꼭 있을듯 한 이야기인듯 하면서도, 각 상황의 인물들에 대한 배경 지식 및 정황 설명이 아주 세심하게 표현되어 있습니다. 짧은 이야기들은 각 인물들의 감정이 어땠을지, 그것을 독자에게 물어보는 듯 결론 없이 이야기가 끝나는 것 같습니다. 다양한 단편소설들이지만, 이야기 하나하나가 독특해서 다 기억이 날 정도입니다. 

 

가볍게 들고 다니며, 드문드문 읽을 소설을 찾으시는 분들에게 추천 합니다. 

 

 

오빠가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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