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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s/Books

도서 : 알로하, 나의 엄마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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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간 역사 관련 책을 많이 읽어서인지, 제목만 보고 책을 읽어야 할지 고민을 하게 되었습니다. 표지의 한복과 알로하라는 제목만으로 이미 일제 시대의 강제 징용을 지래 짐작 해버렸기 때문입니다. 우울한 소설이면 어떡하지, 하는 우려와 함께 시작했지만, 예상과는 다르게 따뜻한 이야기였기에 단숨에 읽을 수 있었습니다. 

 


전체적으로 어려운 시기를 바라보는 작가의 시선은 따뜻합니다. 

주인공 또한, 긍정적으로 생각하려는 자세와 함께 좋은 기회에 도전하는 모습으로 시대상을 이겨내는 모습을 보여 줍니다. 일제 시대이기에, 뭔가 더 험악한 사태가 일어나지 않을까 하는 불안감도 생기지만, 주인공이 현명하게 헤쳐나가는 모습으로 안도감을 느낄 수 있습니다. 

 

사진만 보고, 먼 나라로 결혼을 하러 가는 여성들. 현재로선 상상할 수도 없는 그 결혼이 진행되는 이야기와 그들의 삶을 여성의 심정에서 잘 그려낸 듯 합니다. 파란만장한 인생에서 본인이 원하지도 않는 상황에 갑자기 과부가 되는 이야기, 다양한 이민자의 사연, 주인공과 주변 인물들의 관계도 흥미롭습니다. 워낙 다양한 이야기와 인물이 섞이다 보니 긴 기간의 이야기임에도 속도감이 느껴질 정도 입니다. 

 

당시 정치 상황인 이승만과 박용만이 이민자에게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에 대한 부분도 신선했습니다. 워낙 정치적으로만 접근하던 인물들이고, 당시 정치에 관심없는 국민들이나, 혹은 해외 동포들이 어떻게 느끼는지는 몰랐었습니다. 그런 정치가 이민자의 삶에 녹아들어, 각 인물들의 생활이 좌우되는 것을 보니, 정치는 역시 삶과 떼어놓을 수 없는 중요한 요소이구나 싶었습니다. 

 

반복되는 주인공의 삶이 어디까지 이어지나 궁금해질 무렵, 화자의 시점이 변경되고 새로운 이야기가 시작 됩니다. 이민자 2세의 삶과 편모 입장의 자녀, 전쟁의 급박한 상황에서 벌어지는 환경 변화, 그로 인해 발생하는 또 하나의 기구한 이야기. 마치 삶은 타래처럼 꼬이고 지속적으로 극복해야 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주제를 던지는 듯 합니다. 이렇게 힘든 상황에서도 이민자 자녀에서, 이민자 부모가 된 주인공은 또 다시 자식을 위해 희생하는 모습이, 한 여성의 일대기를 잘 보여준 듯 할 뿐 아니라, 어디에서나 통용되는 부모의 언어인양 묘사 됩니다. 

 


소설은 재미있습니다. 너무 우울하지도, 그렇다고 너무 헛된 희망을 주지도 않습니다. 다양한 사투리로 이어지는 대화는 해외에서 서로를 위하는 이민자의 정을 보여주듯 따뜻합니다. 남자임에도 여성의 마음을 잘 이해할 수 있도록 상황과 인물 묘사가 적절하여, 즐겁게 읽을 수 있는 소설 입니다. 

 

중상모략과 비방, 잔혹한 이야기 등에 질리셨다면, 어렵지만 환경에 순응하며 그 상황을 이겨내고 삶을 살아가는 이야기를 한 번 읽어보시길 추천 합니다. 

 

 

알로하 나의 엄마들:이금이 장편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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