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읽고 싶지 않았습니다.
자극적인 영화나 드라마를 보고 격정적인 감정 변화에 이입되고 싶지 않았고, 그래서 전 세계적으로 언급되는 오징어게임이나 그 이전 화제작 DP 또한 보지 않았습니다. 같은 맥락으로 회사의 고통만을 보여주는 미생 또한 드라마는 여전히 보지 않고 있습니다. 유사한 상황에 빠진 경험이 있는 터라 그 트라우마를 반복하기 싫었던 듯 합니다.
최규석 작가의 송곳 또한 실랄한 노동계 현실을 언급한 터라, 그 감정을 겪고 싶지 않아 읽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지옥은 비현실적인 현상이 발생하는 상황으로 시작하는 이야기에 끌려 어느새 이 웹툰을 끝까지 다 보고, 원치 않는 감정의 골에 빠져 버리게 되었습니다.
스포 주의
신비한 현상인 '고지'를 받고, 고지 받은 시간이 되면 괴이한 형체의 괴물이 나타나 고지받은 당사자를 살해합니다. 벌건 대낮에 벌어지는 고지와 그 살해 현장에 엄청난 혼란이 발생하고, 고지를 피해 도망가는 사람들, 그 믿음을 하나의 종교로서 이용하는 부류들, 그와 함께 혼란을 겪는 가족들.
제목 그대로 지옥이라고 느낄 정도로, 다양한 인물의 혼란을 자세히 묘사 합니다. 과격한 추종자도, 어쩔 수 없이 끌려가고 받아들이는 피해자도, 가족간의 감정도 너무나 그럴듯한 이야기로 진행되다 보니, 저도 모르게 감정이입이 되는 것 같았습니다. 특히나, 고지를 받고 아이들을 멀리 떠나 보내는 어머니의 이야기는 정말 사무치더군요.
크게 1부와 2부의 이야기로 나눠져 있는데, 1부는 혼란에 대한 다양한 관점을 묘사했다면, 2부는 그 사항을 타개하려는 다방면의 노력과 함께 이 '고지'라는 것이 과연 옳은 것인지에 화두를 던집니다. 그 누군가 명확하게 이유나 원인도 모르고, 왜 이런 현상이 발생하는지에 대한 상호 보완적인 협의 보다는 비난과 이기심이 난무하는 지옥의 모습을 보여 줍니다. 초현실적인 현상이 발생했고 그것이 시발점으로 오히려 더 무자비한 지옥이 형성됬다고 논하는 것 같습니다.
흑백 톤의 웹툰은 화려한 여느 웹툰들과 비교되며 암울한 분위기를 조성합니다.
결코 밝은 이야기는 아니지만, 초현실현상, 종교, 믿음, 대중매체, 여론 등의 이슈몰이 등과 관련된 내용에 흥미가 있다면 진지하게 몰입할 수 있는 웹툰이라 생각 합니다.
https://comic.naver.com/webtoon/list?titleId=730465&no=2&weekday=mon
마침 넥플릭스에 드라마화 되어 방영되는 것 같네요.
분명, 잘 만들었으니 인기 순위 1위도 하는 거라 생각 되지만, 이 분위기를 영상으로 실제처럼 감상할 용기는 나지 않습니다. 추후 정말 궁금해지면 보게 되지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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