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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uman resources

실제 외국계 기업에서 영어는 얼마나 중요한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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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계 기업에서 인사 담당을 하다 보니, 가장 많이 듣는 질문은 역시나 '영어' 관련 질문입니다. 

 

위계질서가 아닌 개인 업무 존중, 워라밸 (work and life balance), 다양한 복지 혜택 등의 장점과 함께 경력 이직에 대한 편견도 많이 사라지다 보니, 신입에게 뿐 아니라 경력 이직자에게도 외국계 기업이 꾸준히 관심을 받고 있습니다. 

 

하지만, 직무나 기업의 사업 분야 관련 전공을 하고 준비를 많이 한 신입의 경우나, 또는 관련 분야에서 전문적인 경력을 구축한 경력의 경우에도, 결국 영어 혹은 토익 점수 등에 자신감을 잃고 아예 지원 조차 하지 않는 분들을 많이 봤습니다. 이와는 반대로, 영어를 유창히 구사하시는 분들 경우 어떻게든 영어로 본인을 더 어필하고 영어 실력이 단연 본인의 평가에 더 장점이 될 것이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저는 '외국계 기업에서 영어가 반드시 충분 조건은 아니다' 라고 단언할 수 있습니다.

 

개인적인 경험에 따른 다양한 외국계 기업의 영어 사용도를 말씀 드리겠습니다.

 

 

1. 외국계 기업마다 영어를 사용하는 빈도의 정도가 다릅니다. 

 

이는 기본적으로 한국에 있는 외국계 기업에 대해서 말씀드리는 사항입니다. 

국내의 외국계 기업은 사실 대부분 한국 내의 사업을 위해 설립된 경우이다 보니, 외국계라고 해서 무조건 외국인이 근무를 한다거나, 외국인 재직 비율이 많이 높지는 않습니다. 

 

외국인이 없는 경우에도 회사의 모든 회의는 영어로 진행되고, 회사의 규정이나 서류, 심지어 이메일까지 모두 영어로만 업무를 진행하는 기업도 있고, 한국어로 회의를 하면서도 규정이나, 서류, 이메일 등을 한/영 혼용으로 사용하는 곳도 있습니다. 또는 회의를 한국어로 하면서, 메일 등도 모두 한국어로 쓰고, 필요 시에만 영어를 활용하는 기업도 있으며, 발표자가 영어를 사용하는 경우 아예 회사의 통역사가 통역을 해주는 경우도 종종 있습니다. 

 

이는 외국계 기업의 국내 사업 성격과 각 부서의 업무 형태, 그리고 외국 본사 및 지사와의 업무 협조 형태 등 다양한 기업의 문화로서 업무 환경이 구축되었다고 생각 합니다. 

 

가령, 대다수의 직원들이 수시로 해외와 업무 협조를 해야 하고, 복잡한 네트웍으로 업무가 엮여 있는 기업이라면, 아무래도 영어 사용 빈도가 높을 것이며, 반대로 국내 영업이나 마케팅 등으로 국내 업무 활동이 주가 되고, 상위 조직과는 업무 보고 등의 경우에만 협조가 필요하다면 아무래도 기업 내에서의 영어 활용 정도는 낮을 것이라 예측이 가능 합니다. 즉 전자의 기업 경우에는 대부분 직원에게 영어 읽기, 쓰기 뿐 아니라 말하기 능력도 요구될 수도 있지만, 후자의 기업 경우에는 직접 관련된 직무가 아닌 경우에는 영어가 크게 요구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이런 기업의 업무 환경에 관한 내용은 지원할 때나 면접 시 문의 사항으로 확인하도록 권장 드립니다. 

 

 

2. 직무에 따른 영어 활용 정도와 요구 수준이 상이 합니다. 

 

사실 1번의 요소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직무의 성격에 따른 영어 활용도 및 요구 수준 입니다. 

 

업무 내용이 국내 업무에 많이 집중되어 있고, 연락 및 업무 협조를 진행하게 되는 분들이 대부분 한국인이라면 당연 영어의 활용도랄지 요구 수준이 낮을 것이며, 근무 하는 지사의 상위 조직 혹은 본사를 자주 연락하고 업무를 진행 하는 경우에는 당연히 더 능숙한 영어 실력이 요구될 것입니다. 

 

간단히 아래와 같은 조직의 형태를 가정해 보겠습니다. 

6개의 팀이 있고, 모든 팀이 외국인 사장에게 보고를 하고, 홍보기획팀, 회계관리팀, 인사팀은 본사의 해당 부서와 연계해서 업무를 협조하는 형태를 가정해 보겠습니다. 실선은 업무 보고를 하는 상위 조직을 나타내며, 실선은 관련 업무 협조를 진행하는 부서를 나타 냅니다. 

 

이 조직도의 홍보기획팀, 회계관리팀, 인사팀은 해외 본사의 Marketing, Finance, HR 부서와 업무 협조가 필요하기 때문에 분명 영어의 활용도 및 요구 수준이 높아집니다. 

국내영업팀은 국내 고객을 대상으로 영업을 진행하고, 자재물류팀 또한 국내에 있는 자재들을 국내 유관 부서와 연계해서 업무를 진행하기에 영어 요구 수준이 낮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위 조직도에서의 해외영업팀 경우에는 실제 대상하는 고객이 해외 고객인 것인지, 아니면 국내에 있는 수출 기업인 것인지에 따라 영어의 요구 수준이 변경될 수도 있습니다. 

 

외국계 기업마다 차이는 있을 수 있지만 대부분 마케팅팀, 회계팀, 인사팀 등이 주로 해외 지사와 자주 연락을 하게되는 부서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는 결국 해당 직무의 대상자가 업무를 협조를 하고, 업무 요청 및 도움을 받는 대상자가 주로 한국인 비율이 많은지, 외국인 비율이 많은지로 구분을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3. 직급이나 직책에 따른 영어 요구 수준도 다릅니다. 

 

다시 위 조직도를 예시로, 모든 팀에 부장/차장/과장/대리/사원 각 1명씩 5명이 팀으로 구성되어 있다고 가정해 보겠습니다. 그리고 경력 연한 정도에 따라서, 부장이 모두 팀장으로 되어 있다고 가정 하겠습니다. 

 

각 팀장인 부장들은 외국인 사장에게 직접 보고를 하고, 같이 회의도 하며 지시도 받고 업무를 진행해야 하는 경우가 발생하게 됩니다. 즉, 국내영업팀 내에서는 업무와 관련하여 영어가 필요 없다 할지라도, 국내영업팀의 팀장은 능숙한 영어 실력이 필요하게 됩니다. 이는 꼭 팀장이 아니더라도, 팀장 대행으로 역할을 수행할 가능성이 있는 국내영업팀 차장에게도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인사팀의 경우에는, 부장/차장/과장/대리/사원이 각각 다른 업무를 맡고 있다 가정한다면, 모두에게 영어 실력이 요구될 수 있습니다. 본사와의 업무 협조가 무조건 팀장인 부장을 통해서 이뤄진다면 좀 덜할 수 있겠지만, 대부분 외국계는 직무 중심으로 각각이 역할을 분담하고 있기 때문에 대부분의 팀원이 각자 본사와 연락을 취해야 하는 경우가 많이 발생 합니다. 

 

이 말을 바꿔 이야기 하면, 외국계에서는 더욱 책임 범위가 높아지는 직위에 올라갈 수록 영어의 중요성은 더 커진다고 볼 수 있으며, 그런 경우에는 당연히 영어가 하나의 중요한 필수 요소로 고려될 수도 있습니다. 

 

 

결론적으로, 외국계 기업에서 영어가 얼마나 필요하고 중요한지 여부는, 영어를 얼마나 자주 사용하는지 회사의 업무 환경을 확인하고, 본인이 지원하는 지원 부서와 직급 등을 고려하여 요구되는 영어 수준을 가늠해야 할 것입니다. 읽기 쓰기만으로 가능한 업무 환경 및 부서, 직무가 있을 것이며, 원활한 의사 소통이 요구되는 직무가 있을 것입니다. 

 

 

다만, 외국계 회사가 무조건 영어를 잘하는 지원자를 선호할 것이라는 오류는 조심하시기 바랍니다. 

매년 코트라 KOTRA가 진행하는 외국 투자 기업 박람회에서 보면, 한국에서 영어에 자신있는 구직자들은 다 모인 듯한 인상을 받습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영어만을 본인의 중요한 능력으로 강조하는 반면 지원하는 직무에 대한 지식이나 학업 등에 대해서는 단지 할 수 있다는 열정만 강조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또한, 영어는 하나의 언어 수단일 뿐이지, 본인의 Communication skill 을 증명해 주지는 않습니다. 

면접 시 많은 분들이 영어를 잘 하기 때문에 Communication skill이 뛰어나기에 본인이 선발되어야 한다고 어필하는 경우가 있는데, 제가 생각하는 Communication skill은 상대방의 이야기를 잘 이해하고 요약 정리가 가능하며, 상대방을 설득시킬 수 있는 논리 정연한 'Communication'을 기대 하고 있습니다. 대부분이 지원자가 능숙한 영어을 communication skill로 강조하는데, 저는 이것이 단지 하나의 수단, 'Skill' 이라고만 생각 합니다. 원어민 수준 정도의 영어 실력을 자랑스러워하시는 분들은, 오히려 영어나 한국어나 둘 다 대화하기가 더 어려운 듯한 인상을 자주 받게 되더군요. 

 

 

그렇기 때문에, 관련 경력이 거의 없는 신입의 경우에는 외국계 기업을 희망하다고 해서 단지 영어에만 초점을 맞춰 본인의 역량을 어필하는 것은 오히려 기업이 원하는 채용 요건과는 거리가 있을 수 있습니다.

 

이러한 이유로, 서두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외국계 기업에서 영어는 필수조건이 될 수도, 혹은 안될 수도 있지만, 반드시 충분 조건은 아니라고 생각 합니다. 

 

취업-이직-경력 관리 등에 대해서 고민이시면, 아래 참고해 주세요~

https://kmong.com/gig/177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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