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년이나 지났음에도 아직도 생생한 이승환 콘서트 Fall to Fly 후기를 이제야 적어 봅니다. (올해 2월에 다녀 왔습니다)
이승환, 공연의 끝판왕이라는 말만 들었지, 실제 공연을 가보진 않았었는데,
여전히 활발히 활동을 하고 있고, 작년에 마침 30주년 '무적전설'콘서트를 한다길래, 처음 갔었습니다.
그야말로, 감동 그 자체.
3시간이 넘는 시간 동안 그 작은 체구에서 뿜어내는 에너지를 고스란히 다 받고, 너무 행복한 마음에 진정을 못하고 있었는데, 공연의 신 콘서트를 왜 이제서야 봤을까 하는 후회가 밀려 오더군요.
그 후, 특히나 정말 많이 들었던 'Fall to fly 前 / 後' 앨범의 노래만을 가지고 콘서트를 한다는 소식을 듣고 콘서트 자리 예약부터, 신기했던 점들을 기록해 봅니다.
1. 인터파크 예매는 정말 순식간이었습니다. 오픈 되자 마자 접속 했음에도, 웹브라우져가 약간 버벅이는 사이 왠만한 좌석은 모두 매진.
공장장 말로는 인터파크 2019년 티켓파워 탑 3에 들어갔다고 하던거 같더군요,
2. 매진 후, 오히려 승부욕이 더 생겨? 며칠 째 브라우져를 새로고침 하며 좌석을 확인 했었는데, 생기면 사라지고, 생기면 사라지고를 반복하더군요. 그때 발견한 예매대기 기능, 예매 대기를 하고 있으니, 이틀 후 예매가 가능하다는 메세지가 왔고, 제가 원하는 좌석 부근에서 10개의 선택권 중 선택 가능했습니다. 콘서트 예매를 자주 해보지 않아서 신기한 기능이었습니다.
3.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티켓이 좀 후에 나온 이유가 불법 티켓 암표상을 발견해서였다 하더군요. 30년이 넘도록 콘서트 티켓 파워를 보여주는 레벨. 놀라웠습니다.
4. 공연 당일. 공연장은 올림픽공원의 우리금융아트홀이었는데, 코로나 바이러스 때문에 입구를 2개로 제한하고, 입장하는 사람 한 명 한 명 일일이 체온 검사를 하고 있었습니다. 제가 숨이 가빠 마스크를 벗고 있었는데, 마스크 있나고 물어 보시더니 없는 분들에게는 마스크도 제공하고 있었구요, 내부 홀에는 여기저기 손세정제가 비치되어 있었습니다. 좀 걱정이었는데, 마음이 편해졌었습니다.
5. 관람객은 거의 대부분 마스크를 쓰고 공연을 관람 했습니다. 환성을 지르고, 노래를 따라 부름에도 모두 마스크를 계속 착용하고 있는 것이 참 진기한 광경이었습니다.
6. 공연은, Fall to fly 앨범의 20곡과 미공개 신곡 2곡으로 총 22곡이었으며, 각 3~4곡씩 연이어 부르고 중간중간 대화를 하는 형식으로 진행되었습니다. 무대 장치 및 연출을 안하고 노래에만 집중하겠다 했는데, 노래에 맞춘 다양한 조명 연출, 밴드 소개, 명상의 시간 등 알찬 연출이었습니다.
7. 노래는...정말....세상 이렇게 노래를 잘해도 되나 싶을 정도...보통 라이브 무대에서 원음과 다른 버젼이나 편곡으로 부르는 것 보다는 원음에 가까운 음악을 듣는 것을 좋아하는데, 이승환님의 라이브는 원음의 업그레이드 버젼을 듣는 듯한 감동이었습니다. 귀가 열리고, 눈이 트이면서, 각 연주자의 움직임에도 집중하게 되고, 이승환님도 두 개의 마이크로 다른 소리를 연출하는 것에 감탄 또 감탄. (다른 가수도 그렇게 하는지는 잘 모르겠네요;;) 하나 버릴 것이 없는 노래들에 추억을 더 해준 것 같은 기분입니다.
8. 공연장은, 좌석도 편하고 앞뒤 좌석 높이차도 적당해서 무대가 한 눈에 들어오는 것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조명 각도에 따라 갑자기 매직아이처럼 더 선명히 보이는 착시도 일으키더군요.
9. 바이올린, 비올라, 첼로를 연주하던 분들이 너무 잘 하셔서 그런지, 이승환님의 음악과 잘 조율이 되서 그런지, 참 새로운 소리의 매력에 빠져든 느낌 입니다. 현악은 잘 들어보지 못했는데 찾아보게 되네요.
10. 팬들은 모두 근질근질 했는지, 돈의신, do the right thing 등 노래가 나오니 다들 일어서서 노래를 즐겼습니다. 여전히 발라드 노래가 더 어울이는 목소리라고 생각되지만, 신나는 락도 잘 소화하는 목소리가 정말 대단하다 싶었습니다. 말 그대로 좌중을 휘어 잡는다는 것이 어떤 것인지 느낀 것 같습니다.
11. 열광했던 듀스, 서태지에 비해 아무래도 이승환이란 가수는 상대적으로 관심을 못가진 가수였음에도, 30여년 동안 지속적으로 왕성한 활동을 하고, 특히나 공인으로서 본인의 정치적 의사를 명확히 하는 것에 배울 점이 많다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그간의 무성한 소문의 콘서트를 못가봤다는 것이 아쉬워지더군요. 앞으로 계속 응원하고 콘서트를 가게 될 것 같습니다.
뭔가, 음악적으로 감상평을 남기고 전달드리고 싶었지만, 역시 음알못이라 한계가 있네요.
요약.
이승환님의 라이브는 원음의 업그레이드. 노래를 이렇게 잘해도 되나.
코로나 바이러스 대비책에 놀라움
마스크 쓰고 2시간 넘게 콘서트 관람한 관객에 대한 놀라움
좌석 거리제를 지키며 여전히 콘서트를 진행 중이신 이승환 가수님,
사태가 좀 진정되면 다시 찾아가 볼 예정입니다.